저질체력 커플의 유럽 느리게 걷기 [#2. 로마를 걷다(2)]

2010. 7. 21. 11:16서유럽 여행기


 

한국에 돌아와서 깨달은 것...
"선크림은 괜히 바르는게 아니구나..."

귀찮다고 얼굴에만 대충 바르고 다녔더니 몸이 매우 웃기게  탔다...

대략 이런 형태...



특히 다리 부분은...  무릎에서 발목까지만 탔다...
올해는 반바지는 다 입었...
(손은 또 계속 꼼지락 거려서 그런지 좀 덜탔다...)



아무튼... 첫날 오버페이스 이후,
둘쨋날 로마를 걸은 이야기


오늘은 그래도 쫌 양호한 코스 !!
어제의 체력적 한계를 깨닫고 천사의 성을 일정에서 지워버렸다...
1일차가 (지도 위치상) 아래쪽부터 훑어 올라가는 코스였다면
2일차는 위에서 내려오는 코스 !
3일차에는 강건너 바티칸, 천사의 성 관람 코스 되시겠다..




이탈리아에선 정말 이제 한국가면 커피 못마시겠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와서 또 캔커피 홀짝홀짝 맛있다고 마시는 것 보면
에스프레소의 맛보다는 그 분위기가 좋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마실땐 정말 맛있었으니까


오늘 여행의 출발점 !



오늘 여정의 출발점은 바르베리니 광장의  바르베리니 디 트레비 분수 !
요 근방에 베르니니가 조각한 꿀벌 분수가 있다 하였는데, 이 녀석은 아니다
조기 사진 우측에 큰 나무 밑에 아주 작게 보이는 조각... 저게 꿀벌분수였단..

창피하게도... 베르니니... 로마에 가기 전 사실 난 무슨 정장 브랜드 이름인줄 알았다... - -

나중에 사진으로 나오겠지만, 베르니니는
테레사의 법열 이라는 정말 묘한 조각 등등을 남긴 역시 인간급(?) 천재 중 한명
(신급 천재는 미켈란젤로..)

그 조각을 보고 나서는 마음속으로 정중히 사과했다... 미안;




흠.. 생각보다 조촐했달까?

민박집 사장님이 추천해 주시길
요기부터 보르게제 공원까지 가는 길이 이동네 부자 동네라고
아침에 산책하기도 좋으니 커피 한잔 하고 보르게제 공원까지 걸으면 좋다 하셨는데

정말 괜찮긴 했다.
사진으로 남길만큼 인상적인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제 본 로마 길거리랑 또 다른 느낌의 로마.


그 길 초입에 있는 이른바 '해골사원'...
4,000명의 수도승들의 뼈로 만들어진 사원이 있고
그 위에 성당이 있다...

이름은 아마도  Santa Maria Della Concezione인것 같다...
(위키에도 안나오는 당황스러움;;)



두분이 기도를 드리는 중이었는데
셔터를 누르고는, 그 소리에 나도 깜짝 놀라 얼른 카메라를 내리고는 더 이상 사진을 찍지 않았다..
기도드리는 두 분께 너무 죄송스러운;;

로마의 성당은 언제 어느 성당도 모두 좋았지만
이렇게 이른 아침시간 관광객이 한명도 없을 조용한 순간에 들어가서 저런 빛을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이름 탓이었을까? 왠지 모를 경건하면서도 스산한 분위기...




무슨 용도의 방이었을까? ...



요즘으로 치면 대회의실 같은 느낌이었을까?
한참을 서있다가 결국 그 성당은 나에게 묘한 느낌으로 남았다...
뭔가 느낌이 서늘하고 비밀스럽게 느껴지는 성당으로...

아마 관광객이 많을때 왔으면 이런 느낌은 또 못받지 않았을까?
아침에 성당 산책을 하는 즐거움 !
(성당이 임팩트가 강해서 였을까? 아래층 해골 사원은 뭐... 그닥;; 무서웠다 그냥 -_-)



침체된 분위기 반전을 위한 커피 한잔 !
(걷기 좋은 부자 거리라며... 분위기 왜이럼;;)



하루중에 가장 여유있는 시간
커피 시켜놓고 지도 펼쳐놓고 오늘의 일정 점검 !

어제의 오바 페이스로 인해 오늘은 좀 적게 걸을 예정이었으나...

일단 보르게제 공원으로 고고 ~



쭉쭉 뻗은 나무 그늘이 정말 반가운 곳
곳곳에 작은 분수도 있고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부부, 자전거 타고 달리는 커플, 아이스크림 들고 달리는 꼬마 아이...
여행객보다는 정말 요기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많은건가? 라는 생각이 들을 정도로 한가한 분위기


단지 여기 오기 전에 민박집 사장님의 당부 말씀이 있었으니 
'거기 너무 위쪽으로 가면 동물원 있고 막 머니까,
 절대 그리로 가지 마시고 중앙에 호수 보고 광장으로 내려오세요~'

......



뭐... 동물원 안에 들어가지 않은 것이 다행스러울 뿐이고
덕분에 예정에 없이 계속 산책... 또 걷는다.

그리고는 중앙에 있는 호수에 도착... 그러나...



뭐, 이런 저런 이야기 하며 산책하는 것이 즐거웠던 것이지
꼭 호수를 보러 갔던건 아니지만...

동물원 갔다 온 사람한테 그러는거 아니야~ ... -_-





사진 아래쪽에 거북이들 교통체증에 한번 더 웃고는 다시 이동 ~

참 다행스러운 것은  걷는 것을 매우 싫어하던 우리가 유럽에서는 불만 없이 참 잘도 걸었다는 것.
이런 저런 얘기도 하고 무리한 개그도 던져보고 깔깔대고 웃어도 눈치 안보이는 곳이었으니까.


결국 보르게제 공원 탈출에 성공!!
(즐거웠다며...탈출이라니 -_-)




윙버스에 보니 광장에 임팩트를 주기 위해 이렇게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었다 하는데...
분명 난 내부 공개는 안되고 있다 라는 글을 보았으나, 돌아와서 보니 들어갈 수 있더이다... (잘보면 오른쪽 성당 문 열려있다 ㅠㅠ)
단지 오픈 시간이 약간 이상하게 AM6 ~ PM1, PM5 ~ PM7 ...

점심시간에 갔으니 닫혀있을 수밖에;


(남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중 가장 마음에 드는 사진 중 하나... 근데 이날 내가 미쳤는지 긴청바지 입고 나갔네...도대체 왜?)


DSLR을 들고 다닐때 자주 경험하는 일

1. 사람들이 나와 눈을 마주치면 씨익 웃으며 다가온다...
2. 카메라를 건네며 말을 건다
    영어, 불어, 이탈리아어 참 다양하다... 그럼 한국어로 대답한다. 그래도 뭐 다 통한다
3. 찍어주고, 내 카메라를 건네고 우리 커플 사진도 하나 찍는다.

그 사진들, 다 잘 나왔을까?


아무튼, 동물원, 아니, 보르게제 공원 산책으로 지친 우리는
저 광장 바로 옆에 있는 리스토란떼~에 들어가서 음식을 먹게 되는데...



요건 마나님거.. 내 바닷물 리조또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음... ㅠㅠ


그래도 이 음식점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것은 바로



왜그랬을까? 와인이나 샴페인이나 전혀 문외한인지라 잘 모르겠다 ...
암튼 먹고, 커피 한잔 하고, 그늘에서 좀 쉬다가
스페인 광장으로 이동 !!




오... 오드리 햅번을 닮은 처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 _-
그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는 어디나 등장하는 일하는 성실한 형님들 계시고
계단에 가만히 앉아 분위기를 즐겼으면 참 좋았겠지만, 이날 날씨는 너무 더웠다...

암튼 그래도 광장에 왔으니 인증샷 몇장 찍어 주고 잠깐 앉아있다가
시원한 트레비 분수로 이동 ~



오히려 스페인광장보다 웃겼던(?) 한 조각.. 뭔가 다들 역동적인 자세로 앉아들 계시다.
옆에는 토끼머리띠를 한 모세상도 있었는데 흠흠;


친절하게도 스페인광장 -> 트레비분수는 골목골목 이정표가 따로 붙어있어서 헤매지 않고 !
쪼금 걸어서 드디어 트레비 분수로 !!

점점 가까워 질수록 웅장한 물소리와 사람들 소리가 들려오며 두근두근....

짠 ~



이건 정말, 순수한 그 웅장한 규모에서 한 번 놀라고
그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시원하게 느껴지는 물소리와
... 수없이 던져지고 있는 동전에서 한번 더 놀랐다... 다들 정말 한번씩들 더 오고 싶은 모양


이 분 역시 사진으로 담기에는 너무 거대하신 분으로써... 에....
(제대로 나온 사진이 없다는 이야기...)





아...
마나님 동전 던지는 사진도 있는데 이건 표정이 좀 ... ㅋㅋ
나만 소장해야지, 안그러면 내 맥북이 부서질지도 모른다...


여기는 그늘이 없었지만, 한참을 앉아서 쉬었다.
정말 분수 자체도 장관이었지만, 아직도 그 물소리가 잊혀지지가 않는다.
무리한 개그 안던지고, 말 안하고 그냥 같이 앉아만 있어도 참 좋은 곳...


계속 있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밤에 다시 오기로 하고는 다음 장소로 이동!!

하는데..

...



이거 보고 진짜 빵터졌다 ㅋㅋ
로마는 역시 걷는 재미가 있다 ...



근데 이거 보다가 너무 웃었는지
판테온으로 가는 중에 또 길을 잃었다 -_-;;

헤매다가 성당을 하나 찾았는데 아무리 지도를 봐도 지도에도 없는 성당...
들어갔는데 신선한 충격 !


이 성당의 천정화.... 내 맘대로  3D  입체 성당이라고 이름 붙여버렸다...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되는데 올려다 보면 정말 아찔(?)하다 (아래쪽에 우릴 내려다 보는 사람도 있다)



저 큐폴라... 큐폴라가 아니라 훼이크 그림...
성당 그림에 장난하는거 아니야~ 




그리고.. 저 그림에 천이 이어지는 부분에는 실제로 같은색의 걸쳐져 바람에 휘날릴 기세로 걸쳐져 있다...
뭐랄까, 이 성당 역시 정말 독특한 느낌

이름을 모르니 어떤 성당인지 누구의 그림인지 찾아볼수도 없다;;

아무튼 들어가서는 감탄사를 연발한 후 나와서 헤메이다가 판테온 도착 !



그러나... 이 날은 성 베드로 축일인 관계로 판테온 휴업....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아.. 안에는 원래 못들어가나봐-_-' 라고 생각했었지만..)

역시 공부를 안하고 온 관계로;; 난 이게 2세기에 지어진 건축물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얘들은... 어디서 저런 대리석 기둥 나무라도 자라는걸까?
나중에 검색해 보니 다신교 시절 로마의 모든 신들을 모시던 신전이라고 한다
안에 라파엘로의 무덤도 있고 천사와 악마에서도 로버트 랭던 교수가 실수로(?) 찾아왔던 그곳 !


오늘은 그냥 밖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요기까지 걷고 원래 천사의 성까지 걸어가려 했으나
동물원 산책이 너무 오바해서 힘도 들고... 날은 정말 로마에 있는 기간중 가장 더웠던 관계로
요 앞에 정말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커피 중 정말 최고의 커피 중 하나였던 카페에서 에스프레소 한잔 !



크.. 에스프레소는 여기가 최고였던듯 !
요기서 하루 마무리 (너무 밝지만-_- 긴바지를 입은 상태라 더이상 걷기 힘든 지경...)


...

우째 쓰고 보니 이날은 별로 본것이 없는 것 같지만;;
나름 보르게제 공원에서의 여유있는 산책이나 길거리에 있던 재밌는 가게 구경
그리고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트레비 분수!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던 하루 일정.

다만 긴바지를 입고가는 만행을 저지르는 바람에 일찍 체력 배터리 소진.. -_-



그리고 사실은 이날, 판테온 근처에 지올리띠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아보았으나
대로에서도 길을 잃는 우리에게 골목길을 찾는것은 무리...
한참을 헤메이다가 대충 아무데서나 사먹고-_-

버스타고 떼르미니 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그 큰 떼르미니 역을 못찾아 또 하나 먼저 내려서 지하도로 갔다가 
어라 이길이 아니네? 하고는 올라왔다가 돌아가느라...

기력이 다하고 날은 폭염이어서 또 집에 일찍가서... 일찍 자버렸다...
이놈의 길치 인생...


우리 야경 볼 수 있긴 할까? 라는 의문과 함께 잠든 하루
다음날은 드디어 고대하던 바티칸 박물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