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느리게 걷기 #9 [리기에 오르다]

2010. 9. 29. 10:36서유럽 여행기


아...
너무 오랜만에 쓰는 여행기.
여행기 쓰면 괜히 싱숭생숭 일도 안잡히고 다시 여행가고 싶은 마음만 한가득

좀 한가해진 이 시기에 다시 달려 봅시다 ~







아침부터 푹푹푹푹 찌던 이탈리아와 달리
스위스의 아침은 정말 따뜻한 햇살과 함께 시원한 느낌...

딱 오늘 한국 날씨, 시원한 초가을 날씨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기온이 낮다기 보다는 상쾌함이 좋은 아침이 기분이 좋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가, 우리 둘만 태우고 출발하는 버스
하지만 상쾌한 기분으로 탄 시내버스비가 7천원이라는 사실에 깜짝 !

헐...




그냥 한국 편의점에서 파는 샌드위치랑 다를게 없자나! ㅠㅠ
민박집에서 아침을 먹고 나오고 싶었지만
해가 지면 할게 없는 스위스는 최대한 부지런하게 다니기로 한 관계로 어쩔수 없었다...

ㅠㅠ



인터라켄에서 루체른까지가 대략 2시간이지만
인터라켄 <-> 루체른 구간은 골든 패스 트레일이라고 해서
무척 아름다운 풍경을 지나는 기차를 타고 가는 구간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게 창문도 시원시원하게 뚫려 있는 아이를 타고









아...
산동네(?)가 부러워 보인다... ㅠ

이때부터 슬슬 느낌이 오기 시작하는데
... 무슨 느낌이냐면



참을 수 없는 졸음...
아... 난 피곤했을 뿐이고;;

뭐랄까, 지금 사진으로 다시 보니 참 아기자기하고 이쁘긴 한데
그 당시에는 숙소 근처나 기차 역 근처나 어딜 가나 너무 아름다운 곳이어서
골든패스가 매우, 아주, 엄청나게, 다시 타고 싶을 정도로 이거 아니면 절대 못볼 풍경이 마구 펼쳐지는
... 그정도로 이쁘지는 않더이다...


뭐야 기대를 너무 많이했어... ㅠ_ㅠ
아니면,
어제 본 융프라우가 너무 좋아서 그랬던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래도 이쁜 풍경을 꾸벅꾸벅 구경하며 루체른 역에 도착을 했는데
한국에서 적어온 여행 스케쥴을 보니...
루체른 역에 9시 5분 도착해서 유람선을 9시 10분에 타야 하는 일정-_-


하지만 역에서 내려서 아무리 둘러봐도 유람선 타는 곳 표지판은 없고 배 시간은 다가오고 일단 뛰는데

역시 !!
우리 답게 잘못된 출구로 나왔다.
문제는,
우릴 따라서 한 한국인 관광객 아주머님도 같이 나오셨다는;;

아.. 죄송해요 - -;



결국 배는 놓쳤고 ~ 다행히 30분 후에 배가 있으니
천천히 커피 한잔
반가운 스타벅스 (역시 저기 스타벅스도 커피맛은 그닥... ㅋ)

뭐 30분 늦는다고 큰일나는건 아니니까 
커피 마시고 한가롭게 앉아서 수다 좀 떨다가
다시 배타러 ~



날씨 깨끗해 주시고 ~
두근두근 유람선 






안개가 많아서 살짝 걱정스러웠지만
하지만 어느샌가 다행스럽게도 물안개가 슬슬 걷히면서


헐... 말도 안되는 호수의 색
시원한 바람

스위스는 정말 눈이 정화되는 기분.


제노바에서 지중해 봤을 때
얘들은 돈이 많아서 바다에 물감을 풀었나봐 했는데..

여기도 녹색 물감을 풀었거나
아니면, 수영장처럼 바닥을 저런 색으로 칠한거 아닐까? ...



배가 드나드는 곳인데 저렇게 깨끗하다니 !!




그렇게 시원하게 달려가고 있는데
앞자리에 한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두 분이 같이 사진을 찍고 싶으신지
어렵게 의자 위에 카메라를 올려두고 타이머 세팅을 하시기에 찍어드리고 싶어서

가서 히죽 웃으며 사진찍는 손짓을 하자 고맙다며 카메라를 건네주신다
이런 상황은 말이 필요 없어서 참 좋은 상황



찍어드리고 나자 우리도 찍어주신다고 해서
무... 무거우실텐데 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잘 찍어 주셨다 !!

나보다 잘찍으시는거 같아... ㅠㅠ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한가롭게 둘이 여행 다니고 해야 하는데...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내가 그렇게 사진 찍어드린 분들
찍고 나서 내 카메라로도 한장씩 찍어 드렸으면
그것도 나름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텐데 그러지 못한게 아쉽다....




정말 시원하고 거대한 경적(?) 고동(?) 소리와 함께 항구에 도착 !

도착했어요 뿌우~  ლ( ╹ ◡ ╹ ლ)
......
되... 되도 않는 귀여운척 ......



갑자기 이게 생각나서......
김미영 팀장님 나한테도 자주 문자하시더니 요즘은 안하시던데 

흠.. 이게 중요한게 아니고;



헐... 배타고 올때는 좋았는데
바람이 멈추자 마자 왠지 더워진다
슬슬 불길한 느낌


... 역시나 10분 걷고 체력 방전

체력이 방전되면 사진찍기를 멈춘다 -_-;;
카메라를 버리고 싶을때 쯤 해서 케이블카 타는 곳에 도착

으으으으으 더워 더워 우어워워눠아루마너우람ㄴ우림나어루

요기 케이블카는 다인승(?) 승합 케이블카로
한... 20명쯤이 아주 꽉 차서 올라가신다...
덕분에 더 덥지만

잠시후 더위를 싹 가시게 할만한  케이블카의 공포가 시작된다...



헐... 저 밑에 정사각형으로 생긴 건물에서부터
줄 하나에 대롱대롱 매달린 케이블카가 올라간다.....

그러고보니
케이블카로 산 정상까지 가는 거였지...



아래로 펼쳐지는 호수와, 마을과, 산은 참 아름답지만
일단 그 풍경을 즐길 마음의 자세가 안되어 있는 우리;;



아 진짜 안그래도 덜덜거리는데
저 기둥 지날때 케이블카가 갑자기 살짝 내려가면서 그 약간 자유낙하 같은 철렁한 느낌과 함께 앞뒤로 기우뚱기우뚱....
내가 지금까지 탔던 놀이기구 중 가장 무섭더라.........






뭐 처음엔 좀 무서웠지만 사람들고 나중에는 흔들흔들 기둥을 조금씩 즐기며
소리를 지르며(...) 올라온 케이블카

그리고 정상에 도착 !







리기산 정상 !!
나름 고생하며(?) 올라온 보람이 있는 곳, 멀리 산과 가까이 호수, 나무, 풀밭
스위스 어딜 가나 보이는 풍경이지만 여기서 보는 풍경은 그 모든 것이 파노라마로 눈앞에 확 펼쳐져 있는 느낌...

한쪽은 저렇게 산들이 펼쳐져 있고



반대쪽에선 이렇게 나즈막한 언덕과 마을, 호수가 보이는 곳...
융프라우가 정말 높은 곳에 있는 이전에 본적 없던 특별한 산이었다면
리기는 마치 스위스 전체를 한눈에 돌아볼 수 있는듯한 편안한 산의 느낌?




덜덜덜...



 



으아악 우리도 내일 탈꺼야!!!!
하지만 이렇게 높은곳에서 타다니...
저기를 배경으로 날면 정말 기분이 .... 부럽다.



패러글라이딩은 내일로 예약해 뒀으니 쪼금만 기다리시라 !

그렇게 빙 둘러서 산책하고
구경도 하고
바람도 쐬고...

그런데 

이노무 긴 청바지 너무 덥다 ㅠㅠ

슬슬 배고파질 시간



흑.. 아쉽게도 전망 좋은 자리는 만원
그래도 더운데 파라솔이 있는게 어디냐며 앉아서 시원하게 맥주 한잔....

크....


미지근해 ㅠ__________ㅠ

요기 식사는 쪼금 아쉬웠지만 뭐
풍경을 보며 먹으면 상관 없는 곳 ㅎㅎ

그렇게 밥을 먹고 어제의 융프라우를 생각하며
한코스 또 트래킹을 결정 



하지만 이날의 트래킹은 아쉽게도
너... 너무 더웠다;;;

한코스만 걷는데도 헉헉대며 걷다 쉬다를 반복



그러니까 이건 누구 잘못이 아니고
융프라우 생각하고 긴바지에 바람막이까지 챙겨온 내잘못인게지 -_-;;
사진은 두장 뿐이지만... 이 날도 한시간 좀 넘게 걸었으니...
나의 체력은 ㅠㅠ





기.. 기차느님 등장... 요기부턴 기차타고 가자 ㅠ_ㅠ



야호 ~
칙칙폭폭 ~

그렇게 다시 올라왔던 역순으로.
배를 타고 루체른으로


물빛은 여전히 -_-



뿌우 ~

이날 기분좋게 리기 관광을 마치고
기분좋게 인터라켄으로 돌아갔어야 하는데

인터라켄으로 돌아가는 기차는
에... 에어컨이 안나온다...

헐...
계획에 없던 싸우나 2시간...
힘들었다 ㅠ_ㅠ
(그래서 사진이 없다;;)


고생 끝에 간신히 인터라켄에 돌아와보니....



오... 정말 멀쩡하던 날씨가 갑자기 바람 몇번 불더니
폭풍이라도 몰아칠 날씨로 순식간에 변신 !!




잇힝 시원한 비바람이 마구 몰아친... 테이블보가 날라가던 순간... - -;



크 ~ 
가볍게 맥주 한잔으로 저녁식사 
역시 싸우나 뒤엔 맥주... (...)


그렇게 하루 마무리.

스위스는 정말 해지면 할게 마땅히 없어서 ㅎㅎ
숙소에 누워 노트북으로 사진 정리하고 찍었던 사진 같이 보면서 킬킬대고
데굴데굴데굴 하고 있는데 !

헐.. 민박집에서 라면 끓여 주셨다 ㅠㅠ
(치코민박 어머님 감사합니다 ^^:)



안그래도 맥주 슬슬 소화되면서 출출하던 참에
방에 냄새라도 남을까 싶어서 창문에 달라 붙어 먹은 그 라면의 맛은 정말... 

...

밥을 말아먹고 싶었지만
국물까지 싹 마시고는
편안하게 잠들었다 

...

벌써 스위스를 떠나 프랑스로 가야 할 날이 점점 다가오면서
이제 여행도 슬슬 끝나가는구나 하는 생각에
하루 하루가 가는 것이 너무 아쉬웠던 기억...



로그인 필요없는 손가락 추천 클릭해 주시면 다음편이 빨리 올라옵니다 쿨럭